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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미국 유학. 학생/동반(F1/F2)비자 인터뷰 후기

와이프와 저는 둘 다 장애가 있습니다. 그것도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 1급 중증장애인입니다.

나이도 제가 43 와이프가 41 둘 다 40대입니다.

비자 받기 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나이 많은 40대가 이제야 어학연수를 간다? 그것도 정규대학 학위도 아니고 단지 어학연수를?

영사 입장이라면 당연히 의심부터 하지 않겠습니까?

거기다 실제 수입은 좀 되지만 소득신고가 너무 낮게 신고되어 있어서 그것도 문제였습니다.

재정적인 면에서 내세울건 와이프명의로 된 30평대 오피스텔, 그리고 유학자금으로 2년정도 쓸만한 잔고증명

이게 전부였습니다.


재정적인 면이야 그렇다 치고

이 나이에 영어를 왜 배우러 가는지를 영사에게 설득력있게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민끝에

"20여년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해오고 있고 현재 조그만 법인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IT 분야의 주요 신기술이 미국에서 쏟아지고 있다. 따라서 그런 신기술을 조사하고 분석하고 응용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꼭 필요하다. 또한 우리 회사가 글로벌 제품을 개발하여 앱스토어를 통해 전세계에 판매중인데 미국 시장 규모가 50% 이상이다. 미국인에게 잘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 회사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러 간다."

이런 전략으로 나아가려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당일,

약속보다 조금 일찍 갔는데 줄이 많이 서 있더군요.

줄 선지 2~30분만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고,

인터뷰를 보려면 2층으로 가야 하는데 엘리베이터도 경사로도 없는 건물이라 영사가 접수 창구로 직접 내려와서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아주 젊은 백인 남성이더군요. 외모만 보면 20대 후반으로 보였습니다.

제 소득증명서류며, 재산세증명서류며, 잔고증명원이며 이런저런 서류를 많이 준비해 갔습니다.

일단 위의 준비한 서류는 제출하지 않고, 여권, i-20, SEVIS, 비자신청서만 제출했습니다. 나머지 서류는 나중에 달라고 하면 그 때 주려구요.


질문 전에 어학연수 목적과 플랜에 대한 영문레터를 준비 했었는데

땡큐하면서 받고는 쳐다보지도 않더군요 ㅠㅠ


영사의 질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얼마나 있다 올거냐?   1년 정도 있다 올거다

직업이 뭐냐?   소프트웨어 엔제니어다.

어디서 일하냐?   xx소프트라고 조그만 회사 대표다.

어떤 프로그램들 개발 하나?   멀티미디어와 통신 네트워크 응용 프로그램을 주로 개발한다.

얼마 전 한 달 정도 미국에 간걸로 되어 있는데 머 하러 갔었나? 

보시다 싶이 우리는 몸이 불편하여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하여 어학원과 거주할 집등을 알아보러 갔다.

알았다 일주일 내로 비자와 여권 보내 주겠다.

끝.


잉? 뭥미???  엄청 긴장 했었는데....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재정증명에 관한 서류는 보여달라고도 하지 않더군요.


참으로 운이 좋았던것 같습니다. ^^


사실,

40평생을 경험해온 피해의식으로 인해 몸 불편한 부부가 달랑 둘이만 어학연수를 간다는게 비자거절사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인터뷰했던 담당 영사는 전혀 그런 느낌을 주지 않았습니다. 단 한 번도 의심의 눈초리나 너네들이 거기가서 생활이 가능하겠느냐 이런 느낌을 주지 않았습니다.

미국 대사관, 거기는 한국 땅 위의 조그만 미국이었습니다. 어떤 편견도 선입견도 없었고, 직원들은 친절히 우리에게 배려하면서 도와줬고 아무런 문제 없이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그런 미국이 좋아서 가는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