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은 미국 LA의 유니버샬스튜디오에 위치한 한 극장 내부모습입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미국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CGV 극장 내부 모습입니다.




저는 이 두 장의 사진의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고자 합니다.


와이프와 미국온지 두달이 지나는 시점. 

한인타운에는 한국인을 위한 극장이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보니

역시 CGV가 있었습니다. 한국영화도 상영하고 외국영화도 한글자막으로 상영하는 곳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와이프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외출을 하였습니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표를 사고 상영관으로 입장하는 순간

한국에서 경험했던 그 광경을 다시 경험하고 말았습니다.

스크린 코 앞에 위치한 장애인 좌석.

1~200 석이 훨씬 넘는 상영관에 1~20명도 안되는 관객이 모여 대부분이 빈자리였는데도 불구하고

휠체어를 이용하는 저와 와이프는 스크린 바로 앞에서 두 시간 동안 고개를 쳐들고 영화를 봐야만 했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멀미가 날듯 어지럽고 머리가 아파 죽는줄 알았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제가 너무 안일했습니다.

미국 온지 두 달만에 저는 완전히 이 곳 생활에 녹아 들었습니다.

버스와 전철, 기차 모든 교통수단과 상점과 식당, 극장, 박물관, 공원 등 모든 건물, 그 어느 곳이라도 제가 갈 수 없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어 왔던 탓에, 한국에서 처럼 스크린 앞에 저렇게 고개를 쳐들고 영화를 봐야 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지난 3월 혼자 미국을 여행할 때 유니버샬 스튜디오의 한 극장에서는 관객석 한 가운데 - 앞자리도 뒷자리도 측면도 아닌 정말 딱 가운데 장애인석이 있었던 그 기억밖에는 없었으니까요.

위의 첫 번째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휠체어 자리 앞쪽 부분에도 관람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무대와 스크린을 정말 보기 좋은 곳에 휠체어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위 두 장의 사진이 가지는 근본적 차이는,

CGV는 일반인 좌석을 먼저 배치하고 장애인석을 제일 나중에 배정한다는 것이고,

유니버샬 스튜디오는 장애인석을 먼저 배정하고 그 다음에 일반인석 시설을 배정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껏,

우리나라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없어도,

버스에 리프트나 경사로 시설이 없어도,

각종 건물에 경사로와 장애인 화장실이 없어도,

그냥 땅이 좁고 사람들이 많은 우리나라의 어쩔 수 없는 환경 탓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이 이렇게 모든 시설이 완벽한건 다 땅이 넓어서 그렇다고 애써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그 땅덩어리와 건물대지가 넓은 곳에서 한국회사가 운영하는 미국 한인타운의 CGV는 왜 저 모양인걸까요?


인식의 차이!

유니버샬 스튜디오처럼 극장 내부를 시설할 때 장애인석 공간을 먼저 배정하는 인식의 차이,

CGV에서는 내부시설 먼저 다 해 놓고 법규정이 장애인 시설을 둬야 하니 맨앞이나 맨뒤나 양옆으로 마지못해 배정하는 인식의 차이.

그 인식의 차이가 바로 저 사진 두 장의 차이라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 글을 작성한 이후 8개월여가 지난 지금, 미국의 일반극장 상영관도 가 보았습니다. 유니버샬 스튜디오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앞에 서너 줄 정도의 일반 좌석줄 다음에 장애인 좌석을 배정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