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Story

개발자에게 인기있는 외주개발 고객사

Joon~~~ 2010. 1. 27. 16:35
필자는 오랜기간 IT 분야 외주 용역 개발을 해왔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SI가 아닌 고객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일부 또는 전체를 개발하여 납품하는 형태입니다.
그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면서 여러 군데의 고객사를 경험하였습니다.
제품의 기획과 서비스의 준비가 되지 않은 프로젝트를 잘 못 맡아 소송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맛보았습니다.
대부분의 고객사는 한 번의 프로젝트 계약으로 모든 것을 이루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 한 번의 계약으로 모든 기능이 구현되기를 원하고 급기야 개발 도중 기획 내용을 추가하고 이를 구현해 주기를 원합니다.
테스트단계에서도 구현의 오류만 지적하고 기획의 오류는 구현의 오류로 슬거머니 돌리면서 추가비용 없이 오류를 해결하기를 원합니다.
개발 일정의 딜레이 원인 또한 자기네들은 배제 하고 개발자에게만 그 원인과 책임을 묻기 일쑤입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의 생리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요.
제가 지금까지 겪어 왔던 대부분의 고객사들이 그래 왔습니다.
앞서 "우리나라 IT 하도급의 현실 http://wodev.tistory.com/entry/우리나라-IT-하도급의-현실"이라는 블러그에도 잠시 언급했지만 대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고객사는 그 정도가 더 했습니다.

그런데 딱 한군데...
M 이라는 고객사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에 DVD플레이어 펌웨어 등을 납품하는 회사입니다.
삼성협력업체이긴  하지만 독자적인 아이템 개발을 위하여 몇 가지 자체 제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회사였지만 M사는 지금까지 필자가 겪어 본 회사와는 좀 달랐습니다.

M사는 제품 개발을 2단계로 진행합니다.
1차적으로 UI규모와 최소한의 프레임워크로 핵심엔진만 개발하여 데모용을 먼저 만드는 계약을 합니다.
그러면서 단서를 붙입니다. 데모용이니까 개발비용을 저렴하게 가자고 데모용이 성공적으로 나오면 완제품 개발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필자는 기분좋게 네고를 해줍니다.
그리고 열심히 개발합니다.  잘 되면 다음 일이 성사되니까요
데모용 개발이 완료되고 한두달 정도 뒤 M사로 부터 연락이 옵니다. 완제품 개발하자고
그러면서 또 그럽니다 데모용에서 엔진과 프로토타입 다 개발해 놨으니 저렴하게 가지고 합니다.
네 좋습니다  기분 좋게 네고하고 계약합니다. 사실 데모버전 개발에서 이미 많은 코드들이 구현되어 있고
코드 분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일이  많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완제품이 나왔습니다.
시장에 출시합니다.
사용자들이 사용해 보고 이런 저런 오류를 지적합니다.
그러나 M사는 바로 고쳐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추가기능 업그레이드 계획이 있으니 그 때 계약에 포함시켜서 같이 진행하자고 합니다.
아 ~~~  개발자로서 정말 해피합니다.

위와 같은 절차로 5년 동안 대여섯 개의 제품을 몇 차례 업그레이드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오늘에서야 불현듯 생각 났는데 이렇게 하면
M사 입장에서도 데모용으로 시장을 한 번 더 점검해 보는 기회가 생기고 그 만큼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보고
결과적으로 개발비용 또한 한 번에 진행하는 거와 똑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문득 이 생각도 납니다.
10여년 전에 마이크로소프트 영업부장이라는 사람이 MS에서는 제품을 개발할 때 서너개의 팀에게 같은 과제를 주고 그 중 제일 나은 결과물을 출시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때는 그냥 아 역시 자금이 탄탄한 회사라서 그렇게  하나 보다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는데 말입니다.